오볼소설

별들 사이의 다리 - 에피소드 2: 낯선 환영

오리볼트 2024. 12. 1. 02:17

에피소드 2: 낯선 환영

티아로스-29 행성계, 탐사선 오디세이 호 내부.

탐사선 내부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탐사대는 도착 직후 새로운 신호를 수신했다. 이 신호는 첫 신호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한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알렉스 박사가 데이터 분석 화면을 보며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단순한 소수가 아니야. 복합적인 구조야. 언어와 도형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

레아는 곧바로 화면에 뜬 신호를 확대했다. 신호는 특정 주파수에서 반복적으로 발신되었고, 그 주파수 사이에는 명확히 구분되는 섹션들이 있었다.

“이건 뭔가를 말하려는 시도야,”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다.
“우리한테 말을 건다는 거야?” 옆에 있던 통신 담당관 마이클이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제대로 답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첫 관측

탐사선은 신호의 발신지를 추적하기 위해 목표 행성의 대기권 바로 바깥에서 궤도를 돌기 시작했다. 레아는 탐사선의 망원경으로 행성 표면을 관찰했다. 티아로스-29는 황금빛 대기를 가진 행성이었고, 행성의 절반은 끝없는 사막처럼 보였다. 그러나 또 다른 반쪽은 검푸른 바다로 덮여 있었다.

“대기 성분 분석 완료!” 생물학자 자크가 외쳤다.
“산소, 질소, 그리고… 대량의 메탄이 발견되었어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렉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의문은 하나야. 그들이 우리를 환영할까, 아니면 배척할까?”

착륙

탐사선은 신호 발신 좌표에 근접한 위치에 착륙하기로 결정했다. 좌표는 행성의 북반구에 위치한 산맥 바로 아래 평원이었다. 평원은 부드러운 녹색 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땅에는 기이한 꽃 같은 구조물이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이 구조물… 자생하는 식물이 아니야.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든 거야,” 자크는 말하며 샘플을 채취했다.

탐사대가 보호복을 착용하고 탐사선의 해치를 열자, 이질적인 공기가 쏟아져 들어왔다. 차가운 바람 속에 섞인 이상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대기는 숨 쉴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었지만, 탐사대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다들 조심해,” 알렉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가 아는 건 너무 적어.”

첫 접촉

탐사대가 신호 발신 좌표를 따라 이동한 지 1시간이 지났을 무렵, 그들은 초현실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초록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였다.

“저게 뭘까?” 레아가 속삭였다.
“건축물인가? 아니면… 생명체?” 마이클은 총을 쥔 손을 더욱 꽉 쥐었다.

탐사대가 조심스럽게 접근하자, 구조물의 표면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전자기파 신호와 유사한 음향이 공기 중으로 퍼졌다. 탐사대가 받은 두 번째 신호의 패턴과 정확히 일치했다.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어!” 레아가 외쳤다.

그들의 앞에 구조물에서 빛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것은 뚜렷한 형태를 가지지 않았지만, 그 빛은 점점 더 선명해지며 한 단어를 형성했다.

“환영.”

대화의 시작

탐사대는 무전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송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지구에서 온 인류입니다. 당신들은 누구인가요?” 레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몇 초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구조물의 빛이 흔들리더니 다시 한 단어가 나타났다.
“대화.”

알렉스가 나섰다. “그들은 대화를 원해. 하지만 우리 언어를 이해하는 걸까?”

그 순간, 탐사대가 착륙할 때부터 가동해 놓은 통신 번역기가 갑자기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구조물이 송출하는 전자기파가 통신 장치를 통해 점차 인간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티알라(Tiala). 당신은…”

메시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티알라’라는 단어가 그들이 자신을 지칭하는 이름임을 의미하는 듯했다.

신뢰의 시험

그러나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했다. 구조물의 빛이 사라지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탐사대가 긴장하며 무기를 꺼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마이클이 경계하며 물었다.

레아는 땅에서 약간의 진동을 느꼈다. “잠깐만… 이건 환영이 아니라 경고일지도 몰라.”

구조물이 발신한 신호는 점점 더 강렬해지며 탐사선으로까지 영향을 미쳤다. 탐사선의 내부 통신이 혼란스러워졌고,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그 순간, 티알라가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가 탐사대의 통신기에 전송되었다.
“위험. 떠나라.”


클리프행어

탐사대는 급히 탐사선으로 돌아갔다. 티아로스-29 행성 표면이 점점 더 불안정해졌고, 그들은 구조물이 단순한 환영이 아니라 무엇인가 더 거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탐사선이 행성을 떠나기 직전, 티아로스-29의 대기권 너머에서 거대한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티알라의 구조물과 유사했지만 훨씬 더 거대하고 공격적으로 보였다.

레아는 숨을 삼키며 말했다.
“이건 단순한 환영이 아니야. 우리가 열지 말아야 할 문을 연 거야.”


다음 에피소드:
"침묵 속의 적"
탐사대는 구조물 뒤에 숨겨진 외계 문명의 진짜 의도를 추적하며, 자신들이 이미 관찰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